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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을 위한 Q&A 17] 질병 이해하고 가족 역할 분담해야

  • 글쓴이 : 관리자
  • 등록일 : 2021-10-18 오전 11:22:01
  • 조회수 : 288

Q. 건강하던 남편이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졌습니다. 당시에 어찌나 놀랐던지 병원에 가서 보니, 신발도 짝짝이로 신고 병원까지 어떻게 갔는지 정신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남편은 치료를 받고 무사히 퇴원했지만, 오른쪽 팔과 다리에 장애가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밥을 먹을 때도 외출을 할 때도 제가 옆에서 하나하나 돌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병원에서는 꾸준히 재활운동을 하면 지금보다는 나아질 수도 있다고 하는데, 남편은 적극적으로 재활치료에 참여하지 않고 방에서 나오려 하지 않습니다. 그런 남편이 너무 밉고 원망스러워 다그치다가 다투거나 때론 같이 울 때도 있었습니다. 몸도 성치 않은 남편과 다투고, 그를 미워하는 내 모습에 죄책감도 들지만, 여전히 마음을 모르고 따라주지 않는 남편이 답답하고 힘이 듭니다.

A. 건강하던 남편이 갑작스럽게 쓰러졌을 때 어르신께서 얼마나 경황이 없었고 놀라셨을까요. 그럼에도 남편 곁에서 정성으로 간병하며 회복을 위해 애쓰시는데 남편이 어르신 마음을 몰라주니 서운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상실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 중 건강을 잃는다는 것은 당사자뿐 아니라 곁에서 지켜보며 케어를 해야 하는 보호자들에게도 큰 시련이고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당사자인 남편의 마음을 조금 더 살피고 헤아리려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루아침에 건강을 잃고 사소한 일상생활마저 옆에서 도움을 받아야하는 남편의 상실감과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훨씬 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가 장기화되면 무기력과 절망감으로 우울증을 겪게 되고 재활운동을 포기할 수도 있기에 남편에게 재활운동을 통해 건강회복의 가능성이 있음을 계속 알려드리고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다려주기와 가족들의 꾸준한 격려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남편이 재활을 통해 지금보다 건강이 회복되겠지만 시간도 많이 걸릴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모든 것을 혼자 수발하다 보면 보호자인 어르신의 건강에도 무리가 올 수 있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남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도들을 이용해 보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정부는 노인돌봄이나 간병을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로 보지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장기요양보험제도와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장기요양보험제도는 발병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건강보험공단(1577-1000)을 통해 신청하실 수 있고,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계신다며 거주지 읍면동사무소를 통해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신청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남편의 건강상태나 앞으로의 돌봄, 재활과 관련해서는 아주 사소한 것부터 모두 가족들과 함께 충분히 이야기하고 나눠야 합니다. 물론 각자 잘 살고 있는 자식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짐이 되거나 피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오히려 그 생각이 남편이나 자녀들에게도 불안감과 불편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뇌졸중이라는 질병과 재활에 대한 과정을 함께 이해하고, 돌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함께 세우며 가족의 역할을 나눠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로병사를 거부하거나 막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보왕삼매론’에서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는 가르침처럼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해보면 지금의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남편과 가족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기는 하지만 가족들이 함께 소통하며 지혜를 나눈다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지금의 상황을 잘 이겨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법보신문(http://www.beopbo.com)
본문기사 :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30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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