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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1./중앙뉴스] 탑골공원의 민심을 읽다.

  • 글쓴이 : 관리자
  • 등록일 : 2019-03-30 오전 10:50:23
  • 조회수 : 700
지난 6.13 지방선거의 사전투표 첫날, 탑골공원의 노인들 관심은 선거 관련에 쏠렸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지난 8일은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이었다. 중앙선거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유권자 376만여 명의 투표로 사전투표율이 8.77%로 집계되었다.
 
과거 첫날 같은 시각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2017년 5월 대선 사전투표율(9.45%)보다는 낮지만 2014년 6·4 지방선거 사전투표율(3.93%)과 2016년 4월 20대 총선 사전투표율(4.46%)보다는 크게 웃돌았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15.87%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이어 전북 13.50%, 경북 11.75%, 강원이 10.74%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인 지역은 대구지역으로 6.89%이었다. 이어 경기 7.03%, 부산 7.50% 서울 7.82%로 각각 나타났다.
 
투표자 수는 경기도가 유권자 1천53만2천27명 중 74만951명이 투표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며 서울 (65만5천205명) 7.82%, 인천은 4.42%(17만8천367명)로 집계되었다. 
    
또 이날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평균 사전투표율도 9.27%로 낮지 않게 나타났다.
  
이처럼 이번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각 정당과 후보 진영에서 지지층 투표 독려를 위한 캠페인에 총력전을 벌인 결과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서울어르신상담센터, 노인들 고민해결의 전문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매일아침 5천원 들고 탑골공원으로 나와
  
한편 이날 본지는 노년층의 민심을 엿보기 위해 그 모임 터인 종로3가의 탑골공원으로 나섰다. 역시나 노인들의 홍대거리로 통하는 탑골공원의 북문과 낙원상가 사이 100m 구간의 ‘낙희 거리’엔 곳곳에서 모여든 노인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하루면 수백 명의 노인들이 나와 춤을 즐기고 간다는 국일관 주위와 ‘송해거리‘ 일대는 한껏 멋을 부린 남녀노인들이 젊은이들 못지않게 바쁜 걸음들이었다.
  
낙원상가 건물 안의 실버 영화관과 LP 음악다방, 이발소, 당구장 등도 이곳이 ’노인의 특화거리‘라는 것을 설명하듯 삼삼오오 둘러앉은 노인들로 성업 중이었고 노인들 역시 그들만의 공간에서만큼은 세월을 잊는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노인들만 이곳 거리를 장악한 것은 아니었다. 노인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3~4천원 저렴한 식당들이 많은 이곳을 이용하려는 젊은이들도 상당했다.
  
특히 탑골공원 맞은편의 즐비한 학원에서 나오는 학원생들은 노인들 속에 섞여 점심을 해결하는 모습이 전혀 이질감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정치·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세대 갈등은 분명 존재하는 것이기에 그 간격의 차가 얼마만큼의 큰 것인지는 살펴볼 일이었다.
  
정치·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젊은 세대와의 갈등..혼자가 편해
  
“가들은 가들대로 살면 되는 것이고 나는 나대로 살면 되는 거지 서로 얼굴 붉히고 아웅다웅 할 건 없어.”
대로변을 벗어나 좁은 뒷골목의 허름한 국수집에 앉은 노인이 내뱉는 말이었다. 매일같이 탑골공원을 찾는다는 박상철(68세) 노인이었다.
  
아침에 아들과 한바탕 한 것이 여전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며 같은 일행에게 하는 소리였다. 이에 같은 일행 중으로 보이는 한 노인이 “그러니 자식 며느리 눈치 보지 말고 나처럼 혼자 사는 게 뱃속 편한 거여.”라고 마치 장기판의 훈수 두듯 말을 했다.
  
그런 박 노인의 일행은 종로에서 처음 만나 친분을 가진 사이로 매일아침 5천원을 챙겨 탑골공원으로 나오는 게 유일한 낙이라고 했다.
  
“지하철을 타면 교통비는 안 들어가니까. 5천원이면 막걸리 한잔 마시고 국수 한 그릇 먹고 그러면 됐지 뭐가 필요하겠어.”
 
박 노인 일행에게 이번 6.13선거 투표 참가 의향을 묻자 그들은 투표권을 행사하는 건 당연한 건데 뭘 묻냐는 듯 떨떠름하게 쳐다보다 하나 둘 일어나 국수집을 나가버렸다.
 
정치에 관해 말을 섞고 싶지 않다는 뉘앙스를 얼굴 가득 그려내면서. 젊은 층이었다면 정치 아닌 그 무엇이라도 쉽게 속내를 털어냈을 것인데 앞선 세대들은 역시 자유롭지 못했던 말의 중압감을 털어내지 못한 눈치였다. 
 
잠시 후 멀찍이 노인들의 뒤를 따라 탑골공원으로 향하자 공원 입구에 도서를 진열한 도서차량이 먼저 눈에 띄었다.
 
노인들에게 무료로 책을 빌려주는 도서차량이었다. 카드를 만들면 책을 무료로 빌려볼 수 있으니 카드를 만들라고 권하는 노인은 도서차량과 관련한 사서도우미. 한 달에 27만원을 보수로 받는다면서 사서도우미 경쟁이 심하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우선 자격조건은 저소득층에 운전면허 소지자라야 사서도우미를 할 수 있다고.
  
“사서도우미가 모두 15명인데 3~4명씩 오전과 오후로 교대로 혀, 운전면허가 있어야 하고, 나는 운전경력 30년도 넘어, 거기다 여태 난 무사고여.”
  
한편 이날은 무료 문구차량 맞은편으로는 빨강상담소라 문구가 새겨진 버스도 보였다. 2009년 서울시가 설립한 노인전문상담센터 차량으로 매주 월.수.금, 탑골공원과 종묘공원 일대를 나와 노인들의 고민해결의 전문상담을 진행한다고 했다.
   
이에 상담센터의 한 관계자는 “노인들은 일반상담에서 법률 세무 관련까지 상담을 진행하는데 대부분 할아버지들이 이용하신다.”고 말했다. 특히 자식들과의 갈등이나 성에 관련해서는 할머니 내담자는 드물다고.
 
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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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중앙뉴스(http://www.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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