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어르신 취업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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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소식] 2020.01.16.일요신문_2030이 닮고 싶은 6070 “올 설에는 자식보다 바쁘다” 2020.01.16 | 136 HIT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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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이 닮고 싶은 6070 “올 설에는 자식보다 바쁘다”

 

 

 

시니어모델 윤영주 씨. 올해로 71세지만 1년차 모델이다. 사진=윤영주 제공 

2020년 1월 14일 청담동 인근 한 카페에서 제이액터스 전속 모델 윤영주 씨를 만났다. 미학박사, 큐레이터, 칼럼니스트, 그리고 모델까지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윤 씨는 올해로 71세가 됐다. 할머니로 불릴 나이.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왔으니 이제 쉬어야 할 시기가 아닐까 싶지만 놀랍게도 윤 씨는 자신의 커리어 대부분을 50세 이후에 쌓아왔다고 했다.
 
학사, 석사, 박사 학위는 모두 50세가 넘어 받았다. ‘여자가 배워서 뭐하냐’는 말이 흔했던 시절,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했지만 22세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야 했다. 결혼과 동시에 학교로부터는 제적을 당했다. 당시 이화여대는 기혼자는 받지 않는다는 금혼학칙이 있었다. 이런 이유로 제적된 사람만 12명. 윤 씨도 이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공부를 계속 하고 싶었는데 졸업장이 없었어요. 그런데 2003년쯤에 신문에 ‘이화여대 금혼학칙이 사라졌으니 제적자도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봤어요. 그런 말도 안 되는 학칙이 21세기까지 존재한 거죠. 어쨌든 나이 50세가 넘어 학사모 쓰고 바로 대학원을 등록했어요. 64세에 박사 학위를 땄는데 10년 넘게 논문만 쓴 것 같아요. 그래도 어찌나 재미있던지.”

큐레이터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윤 씨는 다음 목표를 모델로 정했다. 패션에 관심이 있어 디자이너 문하생으로 들어가기도 했으나 가정주부였던 20대에는 차마 이루지 못했던 꿈의 연장선이기도 했다. 윤 씨는 2019년 현대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시니어 패셔니스타 선발대회’에서 최고령 본선 진출자가 됐다. 또 한국모델협회에서 주관한 시니어모델선발대회에서는 포토제닉상을 수상하는 등 새내기 모델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윤 씨만의 특별한 사연은 아니다. 모델 학원들이 위치한 강남 인근 카페에는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백발의 노인 손님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흰 머리칼만 빼면 20대 모델들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차림새다. 최근에는 아예 시니어 모델만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학원도 생겼다. 다달이 들어오는 신입생도 적지 않다.  

윤 씨는 “요즘 수강생이 많이 늘었다. 학원이 모델 지망생들로 문전성시다. 재미있는 점은 지망생들이 대부분 60대다. 새로운 일을 하면 즐거우니까, 다들 마지막 태양을 향해 달리는 거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우리가 즐긴 콘서트도 노인이 만든 것…시니어 기획자도 등장
 

 

(주)아트시니어그룹 소속 실버밴드. (주)아트시니어그룹은 시니어예술인뿐만 아니라 시니어문화예술기획자 양성을 위한 강연도 하고 있다. 사진=(주)아트시니어그룹 제공


한편 직접 무대를 만드는 시니어도 생겨나고 있다. 이른바 시니어 문화예술기획자다. 문화예술기획자란 지역 특색을 기반으로 다양한 예술 및 문화 사업을 기획하고 이를 실제 활동으로 구현해내는 사람을 말한다. 지역사회 안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길 원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음악회, 전통시장 행사, 플리마켓 등의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기획자의 주된 역할이다. 기획과 아이디어가 중요해 청년 층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분야였다.

그러나 최근 60대 문화예술기획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생활문화기획 강연을 시작한 최진성 (주)아트시니어그룹 대표는 “문화예술기획은 대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그 지역의 역사 혹은 특징을 잘 알고 있는 중장년층이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현장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공무원보다 동네 어르신들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방법을 알려드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취업 의지와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기획서 작성 능력이나 전산 활용법 등을 강의했더니 실제로 정부지원 사업으로 채택되는 등의 성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군산에 거주하고 있는 김연만 씨(61)도 문화기획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다 늦은 나이에 도전장을 냈다. 최진성 대표가 아끼는 수제자 가운데 한 명이다. 서울과 군산을 오가며 최 대표에게 과외를 받았던 김 씨는 2019년 ‘군산 구도심 활성화 지원 사업’에 총 9회에 이르는 콘서트 기획안을 제출해 선발되는 성과를 거뒀다. 사업자금만 5000만 원. 김 씨는 지난 8개월 동안 콘서트 기획자로 일했다.

김 씨는 “원래는 타악기를 전공했다. 그러니까 플레이어에서 프로듀서가 된 셈이다. 내 손으로 만든 콘서트가 열리고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할 때의 희열을 잊을 수 없다. 새로운 사람이 된 기분이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성공을 발판 삼아 버스킹 거리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이렇듯 일하는 시니어들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일하는 시니어의 등장을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관계자는 “이전 세대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평균 수명과 고령화로 중장년층 세대의 영향력이 커졌다. 이들이 은퇴 후 설계한 제3의 인생이 시작되는 시기다. 실제로 국내 시니어 산업 시장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도 이들이 가진 경험과 자산 그리고 인맥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와 산업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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